세계의 독특한 이색 축제 3가지

세계는 정말 놀라운 곳입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우리는 때때로 뜻밖의 모험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죠. 그리고 그 모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이색 축제들입니다. 이 축제들은 단순히 사람들을 모으는 행사가 아니라 그 지역의 색깔과 문화, 그리고 역사를 반영하는 살아 있는 표현입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축제가 열리지만 오늘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보았으면 하는 이색 축제 3가지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미국, 버닝맨(Burning Man)

미국의 버닝맨 축제에서 한 건물이 불타오르고 있다.
출처: Flickr, Ryan/Debbie/Owen BuTeze

미국 네바다주의 블랙 록 사막은 일년 중 대부분을 평범한 사막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매년 8월 말이면 전 세계의 예술가들과 모험가들, 자유로운 영혼들이 모여 드는 이색 축제인 버닝맨(Burning Man)으로 인해 잠시 동안 다른 세계로 변모합니다.

버닝맨은 참가자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실험적인 공동체이자 일시적인 도시입니다. 이곳에서는 상업적인 활동을 금지하고 ‘기프트 이코노미(Gift Economy)’라는 원칙 하에 운영되며 돈이 아닌 선물과 서비스 교환으로 커뮤니티를 이룹니다.

버닝맨의 역사는 1986년 샌프란시스코 베이커 비치에서 시작됩니다. 래리 하비(Larry Harvey)와 몇몇 친구들이 집짓기를 돕다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나무로 만든 인간 형상을 태우며 시작된 작은 모임이 지금은 창의성과 자기표현의 상징적인 장으로 성장했습니다. 그 남자 인형을 태우며 나누는 경험은 버닝맨의 핵심 전통이 되었는데 이것이 축제 명칭의 기원이기도 합니다.

축제는 일주일간 지속되며 참가자들은 ‘블랙 록 시티’라 불리는 임시적인 거주 구역에 자신의 텐트나 캠핑카를 세웁니다. 이곳에서는 자율성과 자기 표현이 강조되며 예술작품 설치부터 각종 공연, 워크샵, 의식 등 다양한 활동이 펼쳐집니다. 모든 것은 참가자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조직되며 각자가 가져온 재능과 창의력을 나눕니다.

버닝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규모 예술 설치작품들입니다. 이 거대한 작품들은 때로는 몇 달에 걸쳐 제작되며 대부분 사막의 모래바람과 더위 속에서 며칠간의 축제를 위해 만들어지고 축제가 끝난 후에는 대부분 불태워집니다. 이는 일시성과 변화,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버닝맨은 단순한 예술과 이색 축제의 장소가 아닙니다. 여기에 참가한다는 것은 자아를 탐색하고, 개인적 한계를 넘어서며, 새로운 연결과 공동체 의식을 경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옷을 입거나 아예 옷을 입지 않는 등의 자유로움 속에서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실험하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탐구합니다.

미국 버닝맨 축제에서 사람들이 거대한 양 손바닥 조각물 위에 올라가 앉아있고 다른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있다.
출처: Flickr, Ryan/Debbie/Owen BuTeze

버닝맨의 마지막 밤에 거대한 인간 형상의 조형물이 태워지는 순간은 정말 장관입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환호하며, 불길이 치솟는 그 순간은 참가자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습니다. 이 순간은 버닝맨이 지향하는 재생과 변화, 해방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합니다.

버닝맨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노 트레이스(No Trace)’ 원칙에 따라 모든 쓰레기를 치우고 사막을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습니다. 이는 자연에 대한 존중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보여줍니다.

버닝맨은 그저 이색 축제가 아닌 자기 자신과 타인, 자연과의 연결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여기에 참여하는 것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교감하는 새로운 방식을 경험하는 것이며 많은 이들에게는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합니다.

버닝맨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서서 삶의 한 부분이자 문화적 움직임이 되었습니다. 매년 사막에서 재탄생하는 이 임시적 도시는 창조성의 한계를 허물고, 인간 정신의 자유로운 탐구를 가능하게 하는 곳입니다.


핀란드, 에어 기타 월드 챔피언십(Air Guitar World Championships)

Air Guitar World Championships에서 한 남자가 짧은 사각팬츠, 누더기 같은 초록색 가디건을 입고 관객들 앞에서 에어 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
출처: Flickr, Brett Lider

핀란드는 어쩌면 전 세계에서 가장 기이하면서도 매력적인 이색 축제 중 하나를 개최하는 나라일 겁니다. 그 축제란 바로 ‘에어 기타 월드 챔피언십(Air Guitar World Championships)’인데요. 매년 여름에 핀란드의 작은 도시 오울루는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과 군중들로 가득 찹니다.

이 독특한 대회의 기원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음악과 연주에 대한 사랑, 평화, 그리고 좋은 분위기를 전파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되었습니다. 에어 기타 연주는 실제 기타를 사용하지 않고 연주자가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몸짓으로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이것은 패러디나 코미디적 요소를 넘어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창의성을 나타내는 예술 형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에어 기타 월드 챔피언십은 세계 평화를 위한 진지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주최측은 “에어 기타를 연주하는 손으로는 동시에 총을 쏠 수 없다”는 슬로건으로 음악과 예술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강조하고 있죠. 이 메시지는 매년 이 축제가 지향하는 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대회는 예선과 본선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참가자들은 각자 개성 넘치는 의상을 입고 선곡한 음악에 맞춰 약 1분간의 에어 기타 연주를 선보이게 되는데요, 이때 그들의 연주는 단순히 기타 연주 동작을 잘 흉내 내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연주자는 음악에 대한 해석, 무대 매너, 군중과의 교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게 됩니다.

심사 기준은 기술적 우수성, 무대 장악력, ‘에어니스(Airness)’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에어니스’란 에어 기타 연주의 참된 본질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지를 의미합니다. 마치 실제 기타 연주자처럼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에어 기타라는 독특한 예술 형태 안에서 자신만의 스타일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죠.

Air Guitar World Championships에서 한 남자가 청색 조끼, 청색 반바지를 입고 관객들 앞에서 에어 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
출처: Flickr, Brett Lider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이 대회를 위해 한 해 동안 연습에 매진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에어 기타 연주는 혼자서는 물론 친구들과의 파티, 대중 앞에서의 공연 등 다양한 장소에서 에어 기타를 즐기면서 기량을 연마합니다.

대회가 끝나고 챔피언이 선정되면 군중들은 환호하고, 음악은 더욱 뜨거워집니다. 이 기간 동안 오울루는 음악과 축제의 도시로 변모하며 여러 문화적 행사와 공연이 함께 열립니다. 에어 기타 월드 챔피언십은 한 대회를 넘어서 지역사회와 국제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는 문화 축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핀란드의 이 축제는 글로벌한 문화 현상으로 참가자들과 관객들에게는 자신의 열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다른 문화를 경험하며,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매년 참가자들은 자신들만의 예술적 재능을 발산하며 평화와 즐거움을 세계에 전파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들에게 에어 기타 월드 챔피언십은 평범한 경연의 장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문화가 공존하는 축제의 장이며, 창의력과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무대입니다.


스페인, 엘 콜라초(El Colacho)

온몸에 붉은색 악마옷을 입고 뿔까지 장식한 사람이 침대 위에있는 아기들을 뛰어넘고 있는 모습. 시민들은 양 옆에서 환호하고 있다.


스페인의 작은 마을 카스드릴로 드 무르시아(Castrillo de Murcia)는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곳이 한 해 중 특별한 순간에 세계의 이목을 끄는 장소로 변모합니다. 바로 ‘엘 콜라초(El Colacho)’라는 고유한 이색 축제 때문인데요. 이 축제는 수세기 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놀라운 전통으로 카톨릭 성체 성혈 대축일(Corpus Christi)을 기념하여 열립니다.

‘엘 콜라초’는 1620년경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매년 축제가 열릴 때마다 마을의 모든 신생아들이 주인공이 됩니다. 이들은 마을 중앙의 거리에 안전하게 이불 위에 놓이고,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악마’의 인물이 이 아기들을 뛰어넘는 의식을 행합니다. 이 ‘악마’는 보통 마을의 남성들 중에서 선정되며 채찍을 휘두르고 붉은색과 노란색 의상을 입어 악마를 상징합니다.

이 의식은 악마가 악령을 상징하고 그가 아기들을 뛰어넘음으로써 원죄로부터 아기들을 정화하고 악령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이 축제는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소속감을 강화하고 세대 간 연결 고리를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악마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아기들을 뛰어넘고 있는 모습. 많은 시민들이 주위에서 구경하며 환호하고 있다.


축제에는 또한 다채로운 행진, 음악, 춤과 같은 여러 민속 행사가 동반되며 이는 마을 사람들과 방문객들에게 기쁨과 축하의 시간을 제공합니다. 아기들을 뛰어넘는 행위는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이 행사는 아이들이나 참가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신중하게 진행되며, 마을 사람들에게는 깊은 믿음과 전통을 유지하는 의식입니다.

이러한 행사는 지역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전통과 현대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과거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민속 행사가 오늘날 어떻게 이해되고 수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를 제시합니다. 엘 콜라초 축제는 전통의 보존과 문화적 정체성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주는 동시에, 세계 각지의 독특한 문화 행사를 탐험하고자 하는 여행자들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다음 여행지는 이색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마음을 개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이색 축제들은 여러분들이 어쩌면 처음 들어본 것들일 수 있지만, 각각의 축제가 가진 독특한 매력에 푹 빠져볼 기회를 드리고 싶어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언젠가 이 축제들 중 하나라도 직접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때 그곳에서 느낀 생생한 경험과 이야기들을 나누며 우리 모두의 삶에 조금 더 많은 색채를 더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여행은 끝나도 그 추억과 감동은 영원히 남으니까요. 여러분이 다음에 떠날 축제 여행이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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